"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 재심을 신청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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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광장 국민대회에서 "재판정에서 졸던 8명의 재판관들이 진보당 해산의견을 냈다"라며 사자후를 토했던(http://zzangc.tistory.com/m/15) 2014년 12월 27일 이후 정확하게 37일만에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통합진보당 전 지도부,광역시도당 위원장들과 함께 헌법재판소 앞에 섰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헌법재판소에 진보당 해산심판 재심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12월 19일, 진보당 해산결정이 내려진 이후 45일째다.

진보당 해산의 역풍은 예상보다 빠르고도 묵직하게 불어오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겠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세기의 오판임이 이미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해산결정에 가담한 8명의 헌법재판관들은 무고한 국민이 제기한 명예훼손 손해배상소송에 직면하여 스스로 결정문을 고쳐 써야하는 불명예스러운 처지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헌정사상 최초의 사건이자 국제 사회가 주목해온 이 사건에서, 재판관들 스스로가 박근혜 정권의 종북몰이에 부역자로 나선 결과입니다. 법관으로서 이보다 더한 치욕은 없을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이 수구세력의 연내 선고 압박에 굴복해 내려진 누더기 판결임은 지난 1월 22일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로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석기 전 의원과 130여 명의 당원들이 폭력 수단을 실행하고자 구체적으로 논의해 대한민국의 존립에 위해를 가했다고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해산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회합 참석자들이 내란의 실행행위로 나아간다는 합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같은 사실 동일한 쟁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대법원과 다른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사실판단의 권한을 보유한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로, 이와 어긋나는 판단을 전제로 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그 뿌리부터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내란음모 관련해서는 증인 한 명도 불러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이런 헌법재판소가 고작 한 달 뒤로 예정된 대법원 확정 판결조차 기다리지 않은 이유는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 당선 2주년 축하선물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상납하기 위한 것뿐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 결과 한국 사회 민주주의는 파괴되고 국민들 속에서 헌법재판소의 존재 이유마저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헌법재판소에 이 중대한 오판을 스스로 시정할 기회를 드리고자 합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서도 재심이 허용된다는 판례를 헌법재판소 자신이 만든 바 있고, 법치국가 원리 실현과 구체적 정의 구현의 중대한 필요성에 비추어 정당 해산 결정도 재심이 가능합니다. 대법원의 내란음모 무죄 확정 판결에 따라, 우리는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재심을 청구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재심을 받아들여 그 스스로 초래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바로잡기를 촉구합니다. 아울러 이를 통해 87년 민주항쟁의 산물이자 헌법수호의 보루여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존재 이유를 되찾기 바랍니다.

2015년 2월 2일

전 통합진보당 대표 이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