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가족들"양심수를 칼로 저며 등급 매기지 말고 전원 석방하시라!"

2017. 12. 17. 09:18보기

양심수석방 동행 2017.12.16 청와대 행진은 송경동 시인,이덕인 소리꾼,이수진 믽중가수 등의 시낭송과 노래로 채워진 '시와 노래의 밤'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양심수 가족들의 발언과 시낭송을 모아 봤습니다

-권명희(국가보안법 양심수 김성윤 목사 아내)

박근혜 최순실 등 적폐 구속자들도 그리 쉽게 하는 특별면회조차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춘천교도소는 "이런 상황이 특별하지 않다" 며 특별면회를 거부했습니다

아빠가 아파서 유리창 너머에서만 만난다고 생각하던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고 아빠가 있는 곳이 감옥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지금도 친구들에게 "아빠가 감옥같은 병원에 있다"라고 말을 하곤 합니다

지지난주에는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엄마랑 이혼하지 말고 잘 살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엄마아빠가 오랫동안 떨어져 있으니 혹시 다른 친구들 부모들처럼 이혼한게 아닌지 염려했던 것입니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반드시 석방의 결단을 내려 주시길 기도합니다



-정지영(내란조작 양심수 김홍열 전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 아내)


"세상에 어떤 날카롭고 정교한칼이 있어,여기를 후벼파면 정치인,저기를 도려내면 시민사회, 거기를 잘라내면 민생사범이 되는걸까?

칼자루를 들고 휘두르는 사람의 계산,그러니까 순전히 그의 몫이겠지.

양심수들을 얇게 저며 등급을 매기겠단다.남편은 몇등급일까? 

이십대엔 통일운동을 했고, 삼심대엔 노동운동을 했고, 사십대엔 정당운동을 했던 사람.

그 흔한 시의원도 한번 못해본 그는 어느새 국무총리, 도지사, 국회의원급의 정치인 반열에 오른듯 하다. 

양심수 석방과 관련된 심사에서만 말이다.

한 십년전쯤 명리학하시는 분께 점(?)을 본적이 있다. 49세에 들어온 관운이 이십년은 갈거라더니...

정치인양심수라는 간판을 달려고 그랬나.

칼자루를 들고 계신 높은 분들아.함부로 후벼파고 도려내고 그러지 마시라. 그 칼에 심장이 저미는 사람이 있다.

혹여 그니들의 핏자욱이 당신에게 흔적을 남길수도 있을테니까..."


"구속자의 아내로 살고있는 지난 5년간 깨달은게 있는데요.희망은 아프고 사랑은 슬픈거라는 겁니다.

구속자 가족이라는 명찰이 버겁고 힘들어서 그이가 제남편이 아니고 그냥 동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 때가 있었습니다.

남편의 구명을 호소하러 이런저런 자리에 나서야하고, 살림도 혼자 꾸려가야하는 제 어깨에 올려진 짐이 무거운 탓도 있지만..이미 세상이 다아는 진실. 선동당한 이 하나 없는 내란선동, 5분사회에 5년 징역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지금도 끝나지않는다게 더 힘들었습니다.

광복절이 지나고 추석이 지나고 곧 성탄절이 옵니다. 아직도 대통령은 시간이 부족하니 좀 더 기다리라합니다. 지금껏 기다렸는데 며칠을 더 못기다리겠습니까마는 선별 사면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어 그게 두렵습니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사람이 먼저'라는 말을 정의롭게 살았다던 양심수출신 정치인들의 입을 눈빠지게 바라보지 말걸 그랬나봅니다.

얼마전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받았습니다.

쑥스럽지만 보여드릴게요.

희망과 절망을 왔다갔다 하며 제가 얻게된 게 사랑인것 같습니다.남편삶을 온전히 사랑하기까지 혹독한 시간이었지만 결혼생활 20년 동안 지금이 서로를 가장 사랑하는 시기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희망이 제 아무리 아프게하더라도 소중하게 깨달은 사랑의 힘으로 이시간을 이겨내겠습니다.희망보다 사랑이 더 힘이 쎈 것 같습니다.

모든 양심수들이 한명도 배제없이 사면되기를 기원합니다.



-이경진(내란조작 양심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누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몇몇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아리고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도 있지만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은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 온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그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