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회견, 그리고 <조선일보>의 발광

2015. 1. 5. 00:58읽기

한 나라의 정치가 독재로 끝간데 없이 흐르고, 언론이 그 독재정권에 뼈와 살 깊숙히까지 종속되어 한몽이 되어 스스로 기사를 검열하고, 그 댓가로 굴종의 댓가를 마음껏 누릴 때, 뜻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뜻을 왜곡없이 그대로 만방에 알리는 댓가로 선택한 것이 바로 '외신기자회견' 이다.

독재정권의 서슬이 아무리 시퍼래 봤자 북으로는 휴전선, 남으로는 마라도, 동으로는 독도, 서로는 백령도 안의 통치이고, 그 안의 언론들이 썩고 또 썩었다면 남은것은 그 땅덩어리 안의 언론을 제외한 모든 세계의 언론들의 카메라 앞에서 외치고 또 외치는 선택 뿐이었으리라.



그래서 독재가 암울해지면 암울해 져서 그 끝을 향해 달릴수록 외신기자회견의 카메라 앞에 나서는 사람들의 절박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져간다. "부끄럽게도 우리 나라의 언론은 진실을 실어주지 않는다. 당신들만이라도 지금 이 엄중한 사태를, 내 말 한마디 한마디를 사실 그대로, 진실 그대로 전해줘 달라" 라는 절실함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진실 그대로 전해질 확률이 국내언론 기자회견보다 상대적으로 크기에, 벌써부터'의도' 란 표현, '꾀하나'라는 단어를 써가며 외신기자회견의 후폭풍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고 발악을 하는 것 아니겠나. 역으로 '외신기자회견' 을 한다는 사실을 광고하는 효과를 내는 것도 감수하면서까지. (나도 '진보당'으로 검색하다가 알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시절, 미국에서 영문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한국에서의 외신기자회견 장면을 찾다가 못 찾았지만 외신기자회견을 하는 마음이나 미국에서 영문피켓시위를 하는 마음이 비슷할 것 같아서 올려 본다.

서글프다. 외국 언론에 대고 통역을 통해 가면서까지 우리의 진심을 정말 심사숙고한 한마디 한마디를 심장으로 내뱉어야 하는 2015년이.

하지만 또 희망을 걸어 본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해야 하는 것' 이 있다는 것 자체로 참 행복하다.

그래. 해보자.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기록할 수 있는것, 기록해야 할 것 다 해보자.

2015년 1월 5일 오후 3시 프레스센터 19층.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단 외신기자회견. 그래. 기록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