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3. 15:16ㆍ읽기
통합진보당 전 서울시당위원장 정태흥이 14년 만에 보안관찰 처분을 당했다.
그들이 대는 이유는 딴 것이지만 결국엔 통합진보당 해산을 계기로 진보세력, 그 중에서도 박근혜 친일수구세력에게 가장 강력하게 저항하던 진보세력을 머리부터 꼬리까지 박멸하겠다는 작정이고, 그 시작으로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서울지역의 전 시당위원장을 '보안관찰' 처분으로 '간보기' 에 올려놓고 우리의 저항의 강도를 그야말로 간 보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잠자코 조용히 있으라' 는 강력한 메세지다. "서울을 관할하던 전 서울시당 위원장, 전두환 노태우를 감옥보낸 대학생대오의 대표까지 했던 사람도 무리없이 공안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 너희같은 시민 나부랭이들은 입 꾹 닫고 가만히 있으라" 라는 메세지이다.
그러나 절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 정치적인 조치에는 정치적인 행동으로 대처해야 한다. 1심, 2심 재판중이고 헌법재판소 심리 중이고 법리 대응하는 중이라 함부로 광장으로 나가지 못하였고 그리하여 시국사건 재판 진행에 있어서 법관들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인 "광장에 몇명이 모이는가" 라는 판단기준에서 처음부터 지고 들어갔던 우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에 와서 당사자가 법리적 검토니 뭐니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전 당원들과 '일반 시민들은 이제야말로 입뻥긋하면 죽겠구나'라는 분위기로 빠져들면 민주주의는 영영 살리지 못한다. '소극적 법리대응' 에 매몰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내가 법관이라도, 내가 공안기관이라도 판사 눈치보면서 광장에 나오지 못하고 법정 안 변론준비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그들의 간보기 대상은 수백만 대학생의 동맹휴업으로 전두환 노태우 구속-5.18특별법 제정을 앞당긴 정태흥 한총련 3기 의장이다.
한총련 29일 동맹휴업 결의
http://imnews.imbc.com/20dbnews/history/1995/1960447_13447.html
그 자체로 이미 정치적인 존재이며 그들의 공격은 정치적 공격이다. 그에 맞서서 우리가 '민주투사 정태흥 서울순회 연설회' 등의 정치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실행하지는 못할망정 법리대응에 과도하게 집중하며 법원판결을 조금이라도 좋게 받으려고, 벌을 조금이라도 적게 받으려고 목매고 있는 것은 그들의 '가만히 있게 하기' 를 목적으로 한 공안탄압의 목적에 단 한치도 어긋남 없이 협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니딴 것들의 협박에 쫄지 않는다" 라고 구호로만 외치지 말고 우리가 정말 쫄지 않았음을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낙관의 웃음' 보다 '독재저항에 대한 저항의 비웃음'이 필요할 때다.
이런 플랑 하나 걸고 더더욱 눈에 띄는 행보를 펼쳐 나가야 한다. 그들은 우리가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성가시고 두렵고 불쾌하고 짜증나고 불안한거다. 그래서 막아대는 것이고 잡아넣는 것이고 해산시켜 버리는 것이고 감시하려고 하는 것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앞광장 정기강연회도 좋고 주말같은 때에 '민주올레길 산책'(시청앞광장 경교장 서대문형무소등을 한바퀴 도는), 실내 순회강연도 좋고 하다못해 '인왕산 산악회 결성' 같은것도 좋지 않겠나. Just Climbing. 그냥 산행이나 하는거지 뭐. 막으면 "아이고!~! 박근혜정권이 등산도 못하게 하네!!!" 라고 드러누워도 좋고. 적어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한 "벽에 낙서" 보다 훨씬 눈에 띄는 '쫄지 않음'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할 때다. 인물없다 인물없다 하지 말자. 독재정권하에서의 투쟁은 그렇게 하는거고 독재정권하에서의 정치인은 그렇게 크는 거다.
그냥 산이나 타자고~~
탄압을 당하는 사람들이 입다물고 자기검열하며 법리대응이나 하고 있으면서 광장에 시민이 모이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다. 당하는 사람들이 입다물고 있는데 어느 용기있는 소시민이 광장으로 나올 수 있겠는가. 그들은 그것마저 허용할 정권이 아니라는 것을 태생부터 보여줬지 않나.
정당을 해산시켜 버린 자가 '진보적 가치'를 입에 담는 꼴을 언제까지 볼건가.
통합진보당 해산된 그날, 소극적 법리대응의 수명도 같이 해산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제부터는 탄압당하는 전 진보당 당원들이 저항하고 쫄지 않고 당당해지는 만큼 시민들이 광장으로 모일 수 있고, 그래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탄압당하는 우리 스스로 항변하고 저항해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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